겨울방학 건강하고 지혜롭게보내기
학생 여러분들께 겨울방학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언급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간 선배들, 학교 선생님들, 특히 ‘엄마의 정보력’으로 인해 이미 방학하기 두어달 전부터 방학때 어떻게 공부를 해야 하며, 어떤 학원을 다닐지 다 결정이 되어 있을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학습이 아닌 건강의 방향에서 겨울방학을 보내는 관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한의학에서 사계절은 生, 長, 收, 藏의 네 글자로 설명한다. 네 번째 글자가 조금 어렵게 보이겠지만 감추다는 의미의 ‘장’이라는 글자이다. ‘생’은 봄을, 첫 번째 ‘장’은 여름을, 거둔다는 의미의 ‘수’는 가을을 마지막으로 감추는 ‘장’은 겨울이다. 매 글자마다 모두 자연현상에 대한 의미와 이와 더불어 철학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자연 현상으로 보면 그다지 어렵지 않다. 봄은 만물이 생동하며 생명이 싹트기 시작하는 계절이므로 ‘生’이다. 이를 바탕으로 여름에는 풍성하게 자라난다. 식물들은 길이생장을 하는 시기이다. 가을은 추수의 계절이고, 겨울을 준비하기 위해 영양분을 저장한다. 그래서 거둔다는 의미를 사용한다. 또한 동물들의 경우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해 음식물을 수납해 체지방으로 만드는 시기이다. 참고로 사람도 마찬가지로 가을에 식욕이 돋고 살이 찌는 까닭은 자연에 순응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하나의 방증이다. 마지막으로 겨울은 일 년 가운데에서 휴식을 취하는 시기이며 동시에 새로운 생명활동을 준비하는 시기이다. 왜 감춘다는 의미를 사용하느냐에 대해서는 너무 깊게 탐구하지 말도록 하자. 주역의 풀이에서 나온 말이라 너무 길어진다. 이 말이 마음에 들지 않고 더욱 궁금해 한다면 당신은 소음인이다.
겨울을 잘 보내기 위해서는 여름에 햇볕을 충분히 받아야 하고, 여름을 잘 보내기 위해서는 겨울에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건강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자연의 변화에 순응을 해야 한다는 의미인데, 이러한 격언을 만든 사람은 에어컨이 만들어 지고 겨울에도 지겹게 공부를 해야 하는 세상은 감히 상상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자연 현상에 순응하지 않는 현대의 삶에서 이유를 알지 못하는 여러 가지 질환들이 나오는 것을 보면 문명의 이기로 인해 발달한 현대가 과거에 비해 더욱 건강하다는 의미는 아닌 것 같다.
장황하게 서언을 풀어 낸 이유는 어떻게 건강하게 겨울에 공부를 할 것인가, 또 건강을 잃지 않고 내가 원하는 목표 기간까지 - 아마 대입까지로 생각된다 - 나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 것인가 성공적인 수험생을 위한 대전제가 되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수면이다.
혹자는 하루에 3당 4락이라던가 4당 5락이라며 밤잠 줄여 가며 쉬지 않고 공부를 하는 것이 대입을 위한 미덕이라고 생각하나 필자는 동의하지 않는다.
우선 수면시간은 기억력을 위해 가장 중요한 시간이다. 기억에 있어 수면이란 마치 무작위로 다운로드 받은 여러 가지 파일들을 폴더를 만들어 일목요연하게 정리를 해 주는 시간이다. 즉 공부를 하는 시간이 많다는 것은 다운로드 받은 파일이 많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수면시간이 보장되지 않으면, 즉 정리를 해 놓지 않으면 당장에는 참고할 자료가 많을지 모르나 일정한 시간이 지나가면 어디에 어떤 내용을 파일이 있는지 알지 못한다. 만약 알더라도 찾아 꺼내 쓰기가 용이하지 않다. 그래서 목록을 만들어 정리를 해 둔다면 지금은 시간이 조금 더 걸리고 다운로드 받은 자료가 적을지 모르나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더라도 쉽게 찾아서 꺼내어 쓸 수가 있다. 무턱대고 잠을 많이 자야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니 오해하지 말자.
겨울에는 일조량이 줄어 뇌에서 멜라토닌이 감소되어 수면시간이 증가하는 것은 생리적인 현상이다. 또한 수면은 피로 회복에 중요한 요소이다. 겨울에 수면시간을 줄여 공부를 하는 것은 이러한 생리현상에 역행하기 때문에 병리현상으로 진행한다. 생리현상을 역행하면 자연스레 몸은 스트레스를 받게 되기 때문이다. 물론 단기간의 스트레스 현상은 시간이 지나면 체내 항상성 유지 차원에서 원상복귀 하지만, 겨우내 지속적으로 수면시간을 줄여 공부를 할 경우 스트레스가 누적되어 봄에 문제가 생긴다. 춘곤증이 일어나는 여러 가지 원인 가운데 겨울철 수면 부족이 있음을 상기하자. 선현들은 겨울철 ‘조와만기(早臥晩起)’하라고 하였다. 일찍 잠들고 늦게 일어나라는 의미인데, 결국 밤낮의 길이에 맞추어 생활하는 것이 건강한 생활에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참고로 겨울철 적정 수면 시간은 8~9시간이다.
수험생활은 장기전이다.
어쩌면 초등학교 때부터 우리는 대입을 위해 준비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필자가 학습상담을 하면서 가장 안타까운 일은 중학교 때 지나치게 공부를 해서 고등학교에 와서 학습의욕을 잃고 좌절하는 경우다. 특목고에 진학하기 위해 중학교 때 많은 공부와 시험을 본다. 수학과 영어의 경우 고교 수준까지 요구하는 것은 물론이고, 과학 경시에라도 나가려면 대학수준은 수박 겉핥기라도 보는 것이 예사이다. 그러다 특목고에 진학해 비슷한 수준의 아이들과 경쟁을 하는 경우는 학습의욕이나 도전정신이 여상하게 유지할 수 있지만, 원하는 대로 되지 않고 일반고에 진학할 경우는 학생들의 성향에 따라 많은 문제점들이 나타난다. 그래도 꾸준히 공부를 하는 소음인은 그나마 괜찮지만, 지나치게 자존심만 강한 소양인이나, 만물박사로 자칭 타칭 알려진 태음인은 다 아는 내용이라 생각하며 쉽게 흥미를 잃어버린다. 그 결과 고등학교에 진학해서는 조금씩 놀기 시작하는데, 이게 고 2쯤 되면 파탄이 난다. 그러다 보면 점점 방황을 하게 되고 최악의 경우 학교 공부를 포기하기도 한다. 방학 생활도 마찬가지이다. 늘 의욕이 충만한 고2 겨울방학 때에는 해야 할 과목이 많아 여러 가지를 한꺼번에 다 하고자 한다. 겨울방학에는 시간이 충분하니 다 소화를 할 수 있지만 개학을 하면 내신 시험이나 모의고사 등 흐름이 끊어지는 일이 다반사다. 그러다 보면 잠시간 슬럼프에도 빠지게 되고, 이러한 슬럼프는 자신감 상실로 이어져 다른 친구들보다 뒤쳐진다는 조급함이 나타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조급함은 실패로 가는 전형적인 길이다. 많은 실수를 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길게는 몇 년에 걸친 학습 전략을 짜고, 짧게는 겨울 방학 때부터 1년간의 학습 계획을 세워 이에 맞춘 세부 목표를 만들어야 한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습관에는 무계획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철저하게 조사하고 기획하고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충분히 고려한 플랜이야 말로 반드시 방학 중에 해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