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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09-10 12:50
서강대 "솔직 당당하게 정면 승부하라"
 글쓴이 : 수능일번지
조회 : 386  
자기소개서를 읽어내려 가면서 이 학생은 꼭 만나봐야겠구나 하고 느끼게 하는 자기소개서가 있다. 활동이나 실적 등이 없는 가운데, 입만 살아서 잘할 수 있다. 잘 하고 싶다 등의 추상적인 계획을 나열하는 자기소개서는 의미가 없으며, 그런 자기소개서의 학생은 만나고 싶지 않다. 자기소개서는 철저히 과거중심적이다. 내가 이미 해놓은 일들에 대하여 소개하면서 현재의 나를 표현하는 것이다. 물론 학업계획이나 장래 희망도 문항에 포함되어 있지만, 이것도 어디까지나 그 동안 해놓은 실적을 기반으로 해서 연결시켜야 신뢰도가 높아진다. 그렇다면 평가위원이 나를 만나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하려면 어떻게 써야 할까?


포장하지 말고 나를 알려라

▲ 박혜영 서강대학교 입학사정관


자기소개서는 나를 알리는 글이다. 나의 활동에 대하여 당당하게 어필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 다만 자신의 활동이 대단한 활동인 것처럼 포장하는 경우가 종종 눈에 띄어 아쉽다. 내가 진행한 활동이나 실적에 대하여 자신감을 갖고 표현하되 구체적으로 써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자.

<긍정적 사례1>

자기주도적 학습법과 질기고 지속적인 탐구욕을 무기로 다양한 분야에서 성과를 얻었습니다. OOOO과 OOO을 융합하자는 아이디어로 시작해 지난 2년간 OOOOO을 개발하거나 서버를 개발하고 싶어 몇 달 간 거의 밤을 새거나 OO개발에 관심을 갖고 OOOO의 게임 엔진을 개발하기도 했습니다.

→ 자신의 관심 분야가 무엇이고 어떠한 성과를 내었는지 구체적으로 언급되어 있다. 그리고 관심 분야에 다가가기 위하여 어떤 과정으로 노력을 진행하였는지도 확인 가능하다. 또한 다른 문항에서도 이에 대한 관심과 노력이 드러나고 있다.

<아쉬운 사례1>

만들기와 생활용품 탐구, 비행 시뮬레이션을 거쳐 OOOO공학에 입문하고 점차 구체화된 진로 계획을 세워나갔습니다. 다른 친구들이 초등학교 성적에 집착할 때 저는 그 시절에만 개발할 수 있고 개발해야만 하는 능력들을 키워나갔습니다. 자기주도적으로 하고 싶을 것을 찾아 해나가던 성장 과정은 창의성, 끈기, 실패를 대하는 올바른 태도 등 공학자가 갖춰야 하는 자질들을 길러줬습니다.

→ 만들기와 생활용품 탐구, 비행 시뮬레이션 등을 어떤 방식으로 입문하였는지에 대한 언급이 어디에도 없다. 지원자가 말하는 개발해야 하는 능력들이 무엇인지 명시되어 있지 않다. 다른 학생들과 차별화된 어떤 활동과 능력을 개발했는지 다른 문항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며, 초등학교 때의 활동을 기술하고, 이후 연계된 활동이 없다. 기본적으로 고교 재학 중의 활동을 기술하고, 그 이전의 활동일 경우에는 지속성을 지닌 경우 언급이 가능하다.

침착한 마음으로 정리하라

자기소개서 작성이 힘든 이유는 합격이 결정된다는 압박감 때문이다. 정직한 마음으로 써 내려가면 좋을 것을 괜스레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 서둘러 끝내는 글이 보인다. 잘 보이려고 쓰는 것이 아니라 진로 목표와 청사진을 확인하기 위한 과정임을 알아야 한다.

과거 진행한 활동들이 모집전공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고 생각하여 언급을 피하는 경우도 많다. 고교 재학 중 진로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다양한 활동을 진행한 것에 대하여 긍정적으로 평가를 할 수 있으므로 글자수가 허락된다면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 설명해주는 게 좋다.

<긍정적 사례2>

OOOO에 관한 또 다른 OO연구에 이어 OOOO를 연구하며 저는 공기가 항공기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항공기나 우주선의 위치와 자세를 제어하는 일이 꿈이 됐습니다. 저는 앞으로 제어공학과 유체 역학 같은 OOOOOO를 깊이 있게 공부하기 위한 기초 학문들을 중심으로 공부하고 싶습니다. 한편 저의 연구가 저의 전공과 관련이 없다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포괄적인 기초학문을 선택한 이유는 훗날 더 창의적 방법의 연구 활동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 자신의 관심 분야와 이에 대한 활동을 차근차근 설명하고 있다. 다른 문항에서도 지원전공에 대한 필요성을 언급하며 본인의 관심 분야에 대한 노력과 열정을 설명하고 있다.

<아쉬운 사례2>

문학, 영화, 시사, 매체, 문화를 종합하여 세상을 보는 시각을 넓히고 융합 학문의 필요성을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이 때 배양된 정보 분석, 글쓰기 능력으로 OOOO논술 경시대회 금상을, 교내 토론대회에서 우승을 거머쥐었습니다. 저는 최선을 다해 기초학업능력을 쌓아왔습니다.

→ 여러 가지 성과에 대하여 언급했는데, 어떠한 내용이었으며 어떻게 준비하였는지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 성과에 대한 내용뿐만 아니라 과정상의 진로 목표와 청사진 등은 확인할 수 없다.

활동은 가급적 구체적으로 명시하라

활동은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것이 좋다. 활동 주제, 내용, 역할, 얻은 점 등을 평가자가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평가자에게 기본적으로 주어야 할 정보가 바로 이것이다. 활동을 기술할 때는 어떻게 진행되는 활동이었고, 의미 있다고 생각되는 이유에 대하여 명료하게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단순히 “의미 있었다”라는 말로 설명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의미가 있었는지 확인시켜주어야 한다.

<긍정적 사례3>

다문화동아리활동 : 탈북 분과에서 탈북청소년 친구들과 한 달에 한 번 갯벌체험, 역사캠프 등을 함께 하였습니다. 특히 역사 캠프에서는 2박 3일 간 지내면서 탈북 과정과 학교생활의 어려움에 관한 이야기를 듣게 되어 남한 문화와 친구 사귀는 법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연말 세미나에서는 가장 활발하게 활동한 부원 3명이 발표를 맡았습니다. 저는 그 중 ‘남북교육 차이에 대한 해결 방안’에 대해 발표를 하였습니다.

→ 지원자의 활동에 대하여 구체적인 소개를 한 후 그 중 가장 의미 있었던 활동을 소개하여 어떤 활동을 했으며 어떤 역할이었는지를 알 수 있다. 지원 학생이 다른 문항에 소개한 지원동기 및 본교 진학에 대한 이유까지 근거로 작용할 수 있었다. (탈북자들을 만나면서 본교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기술하였음)

<아쉬운 사례3>

OOOO연수과정 : 정부가 지원하는 OOOO사업입니다. 신청 당시에 학교생활에 지장이 있을까 봐 고민하기도 했지만 대한민국 100명의 인재와 만날 수 있다는 장점이 커서 결국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당시엔 아무 실적도 없었으나 경험해본 프로젝트나 가능성을 인정받아 최연소 합격이 가능했습니다. 교육과정 중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었습니다. 과정은 끝났지만 함께 했던 사람들과의 유대감은 지금도 여전합니다.

→ 활동을 기술한 문항인데, 활동내용과 주제, 역할 등이 드러나 있지 않다. 얻은 점 또한 추상적으로 연결되어 이 활동이 어떤 활동이고 어떻게 영향을 받은 것인지 가늠하기 어렵다. 관련 분야의 사람들과의 교류가 의미 있었다는 것이라면 구체적으로 관련 분야나 교류 내용에 대하여 언급을 해주는 것이 좋겠다.

문항간 연계성 고려하라

대한민국의 교육과정 속에서 가장 안타깝게 생각되는 부분이 바로 동기와 과정이 빠진 결과물이었다. 왜 하는지도 모른 채 죽어라 문제집을 풀었고, 무엇에 흥미가 있는지, 적성이 무엇인지 관심 가질 시간도 없이 남들 하는 공부를 따라 하기 바빴던 것이 사실이다. 남들 따라잡기 교육은 동기도, 목적도 없이 만족감이나 주도성에서 최하위 결과를 낳게 되었다. 더불어 창의성, 문제해결능력, 진취성 등까지 말해 무엇 하랴.

이러한 사정은 자기소개서에서도 드러난다. 자기소개서 역시 꾸며서 쓰거나 남이 대신 써주는 것으로 알고 있는 몇몇 학생이 있다. 자신이 직접 쓰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여러 개의 서류를 읽다 보면 대필 자기소개서의 패턴은 그대로 읽혀지게 마련이다. 면접이라는 과정 또한 자기소개서를 확인할 수 있는 장치이니 반드시 직접 작성할 것을 권하고 싶다.

또한 자기소개서는 큰 틀에서 생각해야 한다. 문항이 나뉘어져 있지만 하나의 큰 덩어리라고 생각하고 써야 한다. 자기소개서가 여러분의 현재, 과거, 미래 등 인생을 담고 있듯이 자기소개서 문항이 모두 긴밀한 구조를 가질 수 있도록 작성해야 한다. 긍정적 사례와 부정적 사례를 토막토막 설명을 했지만 자기소개서는 전체에서 파악하며 읽게 되는 것이다. 문항과의 긴밀함이 생명이다. 문항과의 긴밀함 속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예시나 경험담에 사정관들은 평가에 확신을 더할 것이다.

사정관전형이 입시가 낳은 문제점을 모두 해결할 수는 없다. 그러나 최소한 왜 이것을 했는지, 그리고 앞으로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에 대한 질문은 확실하게 매 순간 가져가는 아이들이 입학사정관전형에서 유리하다. 그리고 이런 것들을 서류로 준비하는 일, 그 중에 내 입으로 내 이야기를 하는 발언의 기회가 바로 자기소개서이다. 이 자기소개서를 최후의 발언이라 생각하고 스스로 고민한 후 입을 연 학생만이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