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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08-06 15:29
전문가에게 상담받고 대학가자!
 글쓴이 : 수능일번지
조회 : 580  
‘상담’이라고 하면 왠지 거부감을 느끼는 학생들이 많다. 학교에서도 학생들 사이에 “나 상담받고 왔어”하면 “왜? 무슨 일 있니?”하면서 학교생활 부적응이나 교우관계에 특별한 문제가 있다는 편견이나 선입견을 갖는다. 그러면, ‘컨설팅’이라는 단어는 어떤가? 학생이 상담실에 다녀오면서 "나, 컨설팅 받고 왔어"라고 하면 아마도 더 이상 특별한 눈으로 쳐다보지는 않을 것이다. 또한, ‘코칭’이라는 단어도 쓰이고 있는데, 이것은 운동선수들의 코치를 연상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이처럼 ‘상담’이나 ‘컨설팅’, ‘코칭’은 뭔가 부족하고, 고민스럽고, 해결하고 싶은 마음에서 나보다 더 많은 정보가 있고, 경험이 있는 전문가를 찾아가서 마음을 툭 터놓고 이야기 하며, 문제가 되는 부분에 대한 해결책에 대해 조언을 받는 일이다. 일반고등학교의 학생이라면, 혹은 고등학교를 졸업해서 대학에 진학하고자 준비하고 있다면 당연히 대학 진학에 대한 고민이나 걱정, 불안함이 있을 것이다. 이 때, 상담을 받는 것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그 분야에 대해서는 부족하기 때문에 전문가를 찾아가서 도움을 청하는 것은 당연하기 때문이다.
 
1. 일상생활에서도 전문가를 찾아가서 상담받고 있다.

지난 5월에 중고 캠코더를 형님이 줘서 가지게 되었다. 그런데, 그 캠코더는 터치형 액정모니터였는데, 작동법을 잘 몰랐다. 중고품이라서 설명서도 없었다. 어떻게든 촬영한 내용을 실행해보려고 여러 가지 동작버튼들을 눌러댔다. 하지만, 그 캠코더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서너 시간을 그 캠코더와 씨름하다가 문득 이 생각을 했다. "왜, 내가 이 캠코더와 씨름하지? 분명히 고장난 것이고, 캠코더 서비스센터에 가면 전문가들이 해결해줄 텐데"였다. 그 생각과 동시에 나는 전자제품 서비스센터에 들렀고, 서비스 기사님이 ‘액정모니터 고장이니 그것만 교체하면 된다’고 하면서 들어가더니 30분 만에 잘 작동되는 중고 캠코더를 갖게 되었다. 자동차 엔진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거나, 고쳐야 할 부분이 있으면 카센터를 찾는 일, 피부가 매끄럽지 못하고 여드름 때문에 고민이 생기면 피부과병원에 들르는 일, 스포츠를 좋아해서 배드민턴을 배우고 싶을 때도 배드민턴을 잘 치는 전문가를 찾아가서 기본 자세나 동작을 교정받고, 게임규칙이나 경기전술 등에 대해 조언을 받는 일도 많다. 이처럼, 아주 사소한 일이지만, 우리는 일상생활 속에서도 전문가를 찾아가서 어려운 문제에 대해 해결점을 찾든가, 조언을 듣는다. 대학에 진학하는 일은 매우 중요한 일이고, 당연히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야 한다. 그것이 바로 상담인 것이다.
 
2. 만신창이가 된 고3 수험생을 만나다.

지난 주 일요일 저녁이었다. 겉으로는 멀쩡하고 평범한 고3 수험생이지만, 대학입시전문가인 내 눈에는 만신창이로 변해 있었다. 그 학생과의 인연은 1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남 1녀 중의 막내 아들이었고, 초등학교 2학년이었다. 천진난만하며 귀엽다는 생각뿐이었고, 당시 나는 그 학생 형의 고3 담임이었다. 고3 담임교사로서 학생의 진로와 대학진학에 대해 지도한다는 것은 사실 어렵다. 2학년 때라도 좀 더 열심히 공부했었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내가 맡고 있는 것은 현재 눈앞에 있는 고3 수험생이기 때문에 1년 동안 철저하게 수험생으로서 관리하고 지도하려고 노력했고 그 결과도 좋았다.
 
그런 지 2년이 지나고, 다시 제자의 여동생이 수시모집에 모두 실패하고 수능성적표를 들고 정시모집 지원 상담을 하기 위해 내 앞에 앉았다. 눈 앞이 캄캄했다. ‘여학생이기 때문에 지방으로는 안된다. 교사가 되기를 원하기 때문에 사범대학에 진학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어 있었다. 제자는 고3 담임교사였기 때문에 여러 가지 방법으로 지도할 수 있었기에 오히려 쉬웠지만, 이 경우에는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았다. 수능성적표의 숫자들을 더 높일 수가 없었고, 씌어진 숫자에 맞춰 대학에 원서를 낼 수밖에 없었다. 입학한 후에 전과나 복수전공을 하기로 하는 전략으로 가까스로 소위 사범대학 비인기학과에 원서를 낸 것이다. 결과는 합격이었고, 역시 입학해서 국어교육학을 복수전공했고, 임용고시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주 토요일 저녁에 이 학생의 어머니이자, 제자의 어머니이며, 국어교육을 복수전공한 제자 여동생의 어머니를 만났고, 충격적인 6월 모의평가 성적표를 보았다. 3~4등급대의 성적표를 충격적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적절할지는 모르겠지만, 한 학년 학생이 500명 정도인 고등학교에 5등으로 입학한 학생이었고, 입학할 때는 교육청 영재학급 학생이었기에 나에게는 3~4등급은 충격적이었다. 믿는 도끼에 발등이 찍힌 격이었다. 나는 고등학교에 그 학생이 입학할 때, 대학진학 상담도 내가 맡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스승의 날마다 잊지 않고 찾아주시는 그의 어머니에게 “막내 아드님과 상담 한 번 해야죠”라고 말했지만, 그 때마다 “성적을 올리면 한다네요”라는 말을 계속 들어왔었고, 더 이상의 진전은 없었다. 그러다가, 올해 고3 수험생이 되었다. 나는 평소 학교에서도 ‘상담실에 찾아오지 않으면 상담을 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상담은 억지로 끌려와서 하게 되면 효과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학생이 스스로 상담받고 싶다고 할 때까지 기다렸지만 오지 않자, 기다리다 지친 내가 무조건 만나서 상황을 확인하고 싶다고 하여 그의 어머니가 6월 모의평가 성적표를 가지고 오신 것이다. 130일 남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는 생각이었고, ‘남학생들은 정신을 바짝 차리면 성적을 향상시키더라’ 하는 확신으로 만났다.
 
3. 상담받고 대학가자!

저녁 식사로 스파게티를 먹으며 이야기를 시작했고, 팥빙수가 있는 커피숍에서 상담을 했다. 2시간 동안의 상담이라고 해봐야 하얀 백지에 어지럽게 써놓은 글자들과 그것에 대한 설명들이 전부였다. 대단한 자료를 보거나, 인터넷을 뒤적이거나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도 했지만, 그럴 필요가 없었다. 이 상담에서 중요한 것은 현재 상황을 인식시켜주는 것이었다. 즉, 고3 수험생들이 갖고 있는 막연한 환상과 기대가 아닌, 철저한 내신성적과 수능모의고사 성적 분석을 통한 ‘대학입시 현실과 마주하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현재의 6월 모의평가 성적에서 1개 등급씩만 수능시험에서 올린다면 성공하는 것이고, 그것을 달성하는 학생이 거의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며, 올해처럼 A,B형의 수준별 수능과 영어 A형 응시자가 계속 늘어날 것이라는 추정과, 과학탐구영역 최대선택과목이 2개로 줄어든 상황이기 때문에 작년보다 상황이 더 여의치 못하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있는 그대로의 현 상황에 대해 조용히 설명해나갔다. 그러면서, 과학탐구영역에서 모두 6등급을 받은 Ⅱ(투) 과목을 굳이 2개를 선택할 필요는 없기에 Ⅰ(원) 과목으로 돌려야 한다는 것과, 국어 A형이 출제범위가 좁고 쉽다고 하지만 그 응시자들은 자연계열의 모든 학생이라는 점에서 실수는 치명적일 수 있으니 국어 A형에서는 실수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과, 5등급과 4등급의 경계선에 있던 영어영역에 대해서는 9월 모의평가 가채점 결과를 놓고 분석한 후에 최종 A, B 유형 선택에 대해 판단하기로 상담을 진행했다. 물론, 내신성적이 2등급 중반대로 나쁘지 않으니, 수시모집에서는 입학사정관 전형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함을 설명했고,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기말고사에 최선을 다하도록 독려했으며, 기말고사가 끝난 후에는 자기소개서를 작성해서 보내면 첨삭을 해주겠노라 다짐했다. 그러면서도 절대로 수능시험 준비에 소홀해서는 안됨을 강조했다.
 
이렇게 장황하게 상담했던 내용을 옮겨적는 이유는 ‘조카’라고 생각하는 그 학생에 대한 끝까지 대학진학을 책임지겠다는 의지를 스스로 확인하는 것도 있지만, 이 글을 읽는 많은 수험생들이 자기 자신의 대학 진학에 대해 관심과 조언을 주실 수 있는 분을 찾아가서 현재 상황에 대한 냉철한 분석과 앞으로의 전략에 대해 상담을 받아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수능성적표가 나온 이후에는 상담은 의외로 간단하고 쉬워진다. 작년 입시결과를 바탕으로 올해 상황을 곁들여 추정하여 배치하면 어느 정도의 신뢰도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자의 여동생처럼 상담교사가 어찌할 도리가 없고, 그 점수에 맞춰 대학에 진학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 이 칼럼을 읽고 있는 많은 수험생들에게 ‘나를 잘 이해하고, 나에 대해 잘 아는 분과 대학진학상담을 해보기’를 간절히 권한다. 학교에 계신 담임선생님이 가장 중요한 분이라는 것은 두말할 여지가 없다. 학교의 담임선생님, 3학년 부장선생님, 작년에 담임이셨던 선생님, 각 지역의 진학상담센터에 근무하는 선생님들을 직접 찾아가서 상담을 받으면서 막연한 환상과 기대가 아닌 철저한 현실과 현재 상황 분석을 통해 합리적인 목표를 세워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험생 여러분! 상담받고 대학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