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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02-24 14:46
[서울대 우선선발 합격수기] 교내 활동이 곧 스펙 … ‘일반고도 할 수
 글쓴이 : 수능일번지
조회 : 1,080  

서울대학교 수의예과에 수시전형 우선선발된 조성진(20)군은 어려서부터 문과와 이과에 두루 관심이 많았다. 중학교 3년 동안 서울 강동교육청 영재반에서 과학을 공부했고, 한때는 외고입시를 준비할 정도로 영어에 흥미를 보였다. 문·이과의 경계에서 고민하던 조군은 결국 광역 자사고인 배재고에 지원하지만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조군에게 날개를 달아준 것은 바로 한영고다. 일반고이지만 영재반, 동아리, 방과후교실, 봉사활동 등 다양한 교내활동을 활발히 운영하는 한영고 울타리 안에서 조군은 문·이과의 경계를 넘나들며 즐거운 고교시절을 보냈고, 입학사정관전형을 의식한 외부활동을 따로 할 필요도 없었다.

‘학교’ 프로그램으로 꿈 구체화

   
▲ 조성진군은 “입학사정관전형을 준비한다면 무조건 교내활동에 충실하고, 성적은 상승세를 유지하라”고 말한다. 조군 역시 이 두 가지 조건을 충족시켜 서울대 수의예과에 우선선발됐다. /사진=신승희 기자 [email protected]
수의사에 대한 막연한 꿈이 구체화된 것은 고교시절의 다양한 활동 덕이다. 조성진군의 모교인 한영고는 ‘일반고에선 비교과활동을 충분히 할 수 없다’는 편견을 깬다. 조군은 학교가 마련한 한국수력원자력 방사선보건연구원의 인턴십과정에서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들을 하며 수의학박사로부터 수의학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수의학이 동물의 질병치료와 동물 복제뿐만 아니라 인류의학과도 관련이 깊어서 넓은 분야의 연구가 가능한 학문이라는 것을 듣고 깊은 매력에 빠졌다.” 그 무렵 서울시청소년과학탐구대회와 진로탐색보고서경진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조류독감, 광우병과 같은 인수(人獸)공통전염병에 대해 조사하게 됐다. “수의사가 되어 질병예방과 퇴치, 특히 인수공통질병의 연구에 힘쓰겠다는 의지를 가지게 됐다.”

서울대에서 주최한 ‘제6회 서울대학교 고교생 수의학 아카데미’에 참가하며 조군이 품은 꿈은 더 확고해졌다. 수능을 100여 일 앞둔 상황이었지만 조군은 고교생 수의학 아카데미에 참가했다. “서울대 수의대에서는 무엇을 가르치고, 교수들은 어떤 일을 하며, 병원에서는 어떤 일을 하는지 볼 수 있는 기회였다. 수의대 본과에서 배우는 기초분야에 대한 강의에서 특히 마우스 종합병원에 흥미를 느꼈다. 고지방을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 쥐가 있었다. 유전자 조작을 통해 비만한 사람들의 꿈이 현실로 나타난다는 것이 놀라웠다. 연구수의사가 되면 유전자조작과 동물복제 쪽을 연구해 사람의 질병을 연구할 수 있다는 교수님의 말씀이 와 닿았다. 굉장히 인상 깊었다. 또한 수의대가 전국에 10여 개 있는데 그 중에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가 유일하게 서울대에 있다는 것을 알았다. 서울대에서 수의학을 전공하고, 그 연구소에 들어가 인수공통전염병에 대한 공부를 하고 싶었다.”

과학에의 관심 ‘학교’ 안에서 해결

조군은 중학교 재학 3년 간 강동교육청의 영재반에서 과학을 수학했다. 한영고 입학 후에는 방과후교실의 영재학급 수업을 들을 수 있었다. “한영고 영재반은 일주일에 2회 수업이 있다. 외부 강사님께서 한영고로 오셔서 강의를 진행하신다. 수학은 영재학교 선생님들께서 심화된 고교수학을 가르쳐 주셨다. 과학은 물화생 중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는데, EBS 선생님께서 심화수업을 해주셨다. 영재반에서 배우는 것들은 지적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다. 학교 수업은 웬만하면 따라가는데 영재반에서 배우는 것들은 수준이 높아 열심히 공부해야 하고, 혼자 생각하는 시간도 많이 가져야 한다. 20명의 학생들과 함께 집중토론과 팀별 탐구과제 등을 수행했다.”

지적 호기심을 해소하는 데는 6년 간 구독한 ‘과학동아’도 한몫 했다. 자소서의 증빙서류에 과학동아 구독 내역을 제출하기도 했다. “매달 과학계의 새로운 실험과 관찰결과들은 호기심을 자극했다. 교과지식 외 실생활에 적용되는 과학원리는 흥미로웠다. 슈뢰딩거의 고양이는 몇 번이고 다시 읽어 결국 혼자 깨치기도 했다. 꾸준한 구독은 창의적 사고에 많은 도움이 됐다.”

남다른 관찰력으로 교내 과학발명품 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어머니께서 깔때기를 사용해 간장을 병에 넣으실 때 넘치는 것을 보고 개선할 방법이 없을까 생각했다. 몇 번의 실험과정 끝에 병 안의 공기가 밖으로 빠져나올 수 있는 구멍을 따로 만들어 주는 방법으로 ‘숨 쉬는 깔때기’를 만들었다.”

다소 어려운 주제의 책을 읽는 것은 조군에게 좋은 영향을 줬다. “서울대 농생대에서 주최한 생명과학 체험학습과 ‘2011 한국 뇌 과학 캠프’ 등에 다녀오며 생명과학에 대한 흥미를 갖게 돼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를 읽었다. 조금 어려운 책이었다. 도전의식으로 읽었다. 일반적으로 유전자가 이기적이라는 생각에 동조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는 것 같다. 이를 알아보고자 유전학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인성 강조된 자소서 역시 ‘학교’

조군의 자기소개서를 살펴보면 따뜻한 인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 많다. 학내외 활동 중 의미 있었던 활동 세 가지를 꼽을 때에도 두 가지는 봉사활동 이야기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경험은 한영고 선생님의 주도로 가게 된 소록도 봉사활동이다. “진정한 의미의 봉사활동이었다. 1학년 여름방학 때 소록도에서 닷새를 보내며 봉사활동을 했다. 한센병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지만 소록도에 계시는 분들은 모두 완치돼 전염성이 없다는 것을 알고 두려움보다는 편안한 마음을 가지게 됐다. 환자들의 기저귀를 갈고 식사수발을 하는 것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니었다. 식사시간을 빼곤 하루 종일 지루한 시간을 보내는 어르신들이 많았는데 처음에는 머뭇거리며 말을 잘 못했지만, 다음 날에는 용기를 내 말을 먼저 하니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옛 이야기도 듣게 됐다. 선입견과는 달리 따뜻한 어르신들이 살고 계시는 평온한 마을이었다. 다만 그곳에 무엇보다도 필요한 것은 사람들의 관심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봉사하는 수의사로서의 기본자세를 다지며, 내가 해야 할 일과 가야 할 길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교내 멘토링 봉사활동인 ‘아우 멘토 활동’도 조군에게 의미 있던 활동이다. 한영고에서 진행하는 아우 멘토는 고등학교의 최고학년인 3학년이 1~2학년 후배들의 학습멘토가 되어주는 활동이다. “매주 멘토링 활동을 하면서 서서히 나를 믿고 따라주는 후배를 보며 뿌듯함을 느꼈다. 멘토링의 보람을 느낄 수 있었고, 누군가를 이끌어 주고 있다는 자신감도 얻을 수 있었다. 후배의 학습방법과 나의 학습방법을 비교하며 내 방법에 대한 단점은 후배의 충고에도 귀 기울일 수 있는 마음을 가지게 됐다.”

자신의 장단점을 쓰는 항목에서도 배려심이 깊은 품성과 효심이 드러난다. 초중고 매 학년 학급 임원이 돼 친구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팀워크를 중시했으며, 친구들 사이의 의견충돌을 조율하고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왔다. 특히 1학년 때 만난 비보이 친구와의 우정을 자소서에서 예로 들었다. “같은 반을 한 적이 없는 친구지만 나는 친구에게 공부를, 친구는 나에게 춤을 가르쳐주며 우정을 나눴다. 그 친구는 성적 향상을 이뤘고, 나는 3학년 때 스포츠 댄스 활동에 참여하는 등 서로 윈윈(win-win)하는 친구사이가 됐다.”

친구를 배려하는 마음은 가정환경에서 비롯됐다. 조군의 아버지는 5년 전 위암으로 수술을 받았다. “어머니와 함께 병간호를 했다. 지금도 힘드실 때면 옆에서 힘이 되어 드리려고 노력한다. 집안일 역시 도우려고 많이 노력한다. 화목한 가정에서 잘 자라게 해주신 부모님 덕분에 효행상을 받기도 했다.”

꾸준히 상승한 내신 성적

조성진군은 꾸준히 상승세를 타는 내신 성적을 가지고 있다. “1학년 때에는 전교 10~20등 정도를 했다. 2학년 때에는 10위권 안팎의 성적을 받았다. 3학년 때에는 5위권 정도 했다. 서울대 산출 방식으로 보면 1.2등급의 내신을 받았고, 전교 8등 정도다.”


조군의 공부는 혼자 정리하는 방식이다. “내신은 시험범위에 맞는 필기를 다 모아놓고 공부했다. 시험 일주일 전에는 필기한 것들을 모아놓고 새로운 종이에 내용을 정리해나갔다. 시험 전날에는 이것을 한번 훑어보고, 빠진 게 없나 교과서를 구석구석 보는 식으로 공부했다.”

외고입시를 준비하기도 했던 조군이 가장 자신 있는 과목은 영어다. “특히 단어를 많이 외웠다. 단어를 많이 아니까 뭘 해도 자신감이 있었다. 중학교 때는 무식하게 외웠다면, 고교 때는 어근을 찾아서 연관시켜 외웠다. 모르는 단어가 나와도 어근을 보며 유추해 뜻을 알 수 있었다.”

수학은 ‘기본수학(성지출판)’을 한 번 풀고 난 뒤 감을 잡았다고 한다. “처음엔 학교과제라 억지로 했다. 기본수학은 문제가 유형별로 나뉘어져 있다. 수학을 유형별로 나눠 공부하는 게 정석은 아니지만 고교 시험 범위에서는 유형별로 나눠 공부하는 게 편하다. 수Ⅰ 수Ⅱ 적통 기벡 네 권을 다 풀고 나니 틀린 게 뭔지 다 나오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