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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2-09-13 15:11
"필기 대신 수업에 몰입… 질문 퍼붓는 끈기 가지세요"
 글쓴이 : 수능일번지
조회 : 449  
국제학술지에 논문 게재한 대구과학고 4인방의 '똑소리 나는 공부법'

우리나라 영재학교 학생이 나노기술(10억분의 1m 크기의 원자나 분자를 조작해 신소재를 개발하는 첨단과학기술)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에 이름을 올렸다. 대구과학고 2학년에 재학 중인 권지연양과 조현·심재형·황현식군 등 4명은 최근 미국화학학회가 발간하는 'ACS 나노 저널'에서 자신들이 공동저자(제2~5저자)로 참여한 논문 '환원된 산화 그래핀 다중층으로 코팅된 구리와 철 박막의 산화방지'의 게재 결정을 통보 받았다. 고교생으로서 세계가 주목하는 학문적 성과를 이룬 비결은 뭘까? 그들의 '똑소리 나는' 공부법을 듣기 위해 대구로 향했다.

◇연구 주제는 차세대 첨단 소재 ‘그래핀’

이번 연구는 지난해부터 1년여간 신현석 UNIST(울산과학기술대) 친환경에너지공학부 교수(교신저자), 강동우 조교(1저자·박사과정)와 공동으로 진행됐다. 네 학생은 방학과 주말엔 UNIST에서, 학기 중엔 교내 실험실에서 각각 연구를 진행했다. 이들이 연구한 그래핀(graphene)은 첨단 나노 물질의 일종. 지난 2010년 노벨화학상 수상자를 배출한 분야이기도 하다. 최수동 대구과학고 교장은 “그래핀은 철보다 인장력(引張力)이 높고 전도성이 구리의 1000배에 이르는 등 특수성을 지니고 있어 휘어지는 디스플레이나 방탄조끼같은 첨단 분야에 주로 활용된다”며 “이번에 논문 게재가 결정된 ACS 나노 저널은 지난해 JCR(Journal Citation Reports·미국 톰슨 로이터사가 매년 집계하는 저널 인용 데이터베이스) 집계 기준 인용지수가 10.7에 이르는 등 해당 분야 ‘톱 5’에 드는 전문지란 점에서 더욱 뜻깊다”고 말했다.

심재형군의 취미는 웹서핑으로 과학 연구 관련 동영상을 찾아보는 것이다. “책으로만 공부할 땐 막연했던 개념도 동영상으로 보면 명확하게 잡히곤 해요. 특히 해외 동영상은 대부분 초고속 카메라 등 최첨단 장비로 촬영한 것이어서 눈길을 사로잡죠. 세계 각국 연구자의 견해를 접할 수 있는 점도 좋고요. 연구 주제를 정할 때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릴 때 많은 도움을 받습니다.” 조현군의 학습 비결은 ‘다양한 장르의 책 읽기’다. “제 전공은 화학이지만 천문학·심리학·물리학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두루 읽어요. 그러다 보면 종종 의외의 곳에서 아이디어를 얻죠.”

이번 연구 주제를 선택할 때도 네 학생은 최신 논문과 자료를 분석하며 △도전할 가치가 있는 분야인가 △사람들에게 현실적 도움을 줄 수 있는 내용인가 등을 신중하게 고민했다. 심군은 “혹자는 인터넷을 가리켜 ‘불필요한 정보가 넘쳐난다’고 하지만 잘만 찾으면 인터넷에서도 양질의 자료를 무료로 얻을 수 있다”며 “이를 잘 활용하면 관심 분야 정보를 찾을 때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조현군은 “영재학교 재학생의 상당수가 공상과학 소설을 즐겨 읽는다”며 “과학적 사실에 상상력을 더한 소설은 창의성 계발에 유용하다”고 조언했다.

◇필기할 땐 ‘치장’보다 ‘내실’에 집중하길

네 학생의 내신 관리 비결은 ‘수업 제대로 듣기’다. 황현식군은 “영재학교에서 교재로 쓰는 영어 원서는 대개 1000쪽 이상 분량이어서 두세 번 보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수업 전 해당 범위를 읽고 저자의 의도를 파악하는 식으로 집중했다”고 말했다.

권지연양은 “노트 필기에 지나치게 신경 쓰지 말라”고 지적했다. “수업 때마다 색색의 형광펜을 써가며 정신없이 필기하는데도 성적이 안 오르는 친구들이 있어요. 필기에 집중하느라 오히려 수업엔 소홀한 탓이죠. 정말 잘한 필기는 모든 걸 다 받아 적는 게 아니라 중요한 내용을 제대로 파악해 빠짐없이 기록하는 겁니다.” 조군 역시 “필기의 진짜 목적은 공부할 범위를 줄이는 것”이라며 “‘포인트’를 찾아 기록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질문할 땐 ‘무조건, 적극적으로, 꼬치꼬치’

심재형군은 ‘(적극적) 질문’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중학교 내신 시험은 대부분 선생님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부분에서 출제됩니다. 시험 직전엔 해당 범위를 다시 한 번 훑으면서 중요한 내용을 강조해주시죠. 그래서 전 중학교 때 선생님 말씀에 최대한 집중했어요. 제대로 말씀해주시지 않는 선생님을 만났을 땐 쫓아다니면서 시험 출제 여부와 비중을 꼬치꼬치 따져 물었죠.”

심군의 ‘질문하기’ 습관은 고교 진학 후에도 계속됐다. “영재학교에 다닌다고 해서 모든 걸 잘하진 않잖아요. 그럴 때 제일 좋은 방법은 해당 분야에서 뛰어난 친구를 찾아가 물어보는 거예요. 단, 한 명에게 몇 개씩 질문을 던지면 부담스러워할 수 있으니까 ‘분산 전략’을 활용합니다. 10개 궁금증이 생기면 10명에게 하나씩 물어보는 식으로요.”(웃음)

조현군은 “‘나만 모르면 어쩌나’ 부끄러워하며 못 물어보는 일이 거듭되면 나중에 느끼는 실력 차는 엄청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