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사진제공= 머니투데이]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100일 앞둔 8일 서울 중구 중림동 종로학원 본원에서 한 수험생이 쉬는 시간을 이용해 잠을 자고 있다. |
12년여 동안 준비해 왔던 인생 첫 관문 수능이 끝났다. 긴장과 압박감에 시달려 온 수험생들은 수능이 끝나면 후련함과 함께 허탈감도 크게 느낀다. 자칫 우울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 '수능 후유증'은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수능 후유증'은 수능이 끝난 후 찾아오는 허탈감이나 우울증 등 심신의 변화를 일컫는다. 이는 수능 성적 결과와 상관없이 시험을 보고 나서 "모든 것이 끝났다"는 상실감과 허탈감에 빠질 수 있다.
일부 수험생은 쉽게 짜증을 내거나 반항적 태도, 폭력적 행동, 비행, 무단결석, 가출, 폭식, 과다 수면 등을 보이기도 한다. 또 집중력 저하나 피로감, 폭식이나 절식, 불안감, 죄책감 등의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2011년도 수능을 본 직장인 도모씨(25)도 ‘수능 후유증’을 겪었다. 그는 "모의고사 성적과 비슷하게 나와서 딱히 우울할 일도 없었는데 괜히 기분이 울적했다"며 "앞으로 어떤 삶을 살지 스스로 생각해보라는 선생님의 조언에 따라 책이나 영화를 보며 내 인생에 대해 깊이 생각했다. 그때의 결심이 대학 생활에도 많은 도움이 됐다"고 회상했다.
2008~2009학년도 두 번의 수능을 본 직장인 윤모씨(28)는 "재수를 결심할 당시 친구들보다 뒤처진다는 생각에 우울했지만 지금 와서 보면 당시의 1년은 아무것도 아니더라"며 "혹시 성적이 평소보다 낮게 나와 재수를 하게 되더라도 재도전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을 가졌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실패가 왔을 때 '난 능력 없어', '머리가 나빠' 등 자기 능력 탓을 하기보다는, 어떤 것이든 보완하고 해낼 수 있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며 "학생들에게 얼마나 더 많은 인생이 놓여 있는데, 끝났다고 생각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수험생이 수능 후유증에 빠지는 걸 피하려면 가족의 역할도 중요하다. 학부모는 자녀의 모습을 잘 관찰하고, 자녀의 생각을 들어줄 필요가 있다. 또 자녀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도록 하고, 스스로 향후 계획을 세워 보도록 유도하는 것도 중요하다.
곽 교수는 "자녀에게 이것저것 질문하지 말고 이야기를 꺼낼 때까지 기다려줘야 한다"며 "그냥 수고했다고 힘들었겠다고 안아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정석훈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성적이 나쁘다고 해서 사랑받고 존중받을 가치가 없는 사람인 것처럼 자녀가 생각하도록 하거나 책망해서는 안 된다"며 "시험성적이 나쁘더라도 자녀가 있는 모습 그대로 부모에게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자녀임을 느낄 수 있도록 대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