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5-05-11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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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수능일번지
 조회 : 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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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홀드 니버의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
라인홀드 니버의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는 연세대의 2014학년 사회계열 논술고사에서 제시문으로 활용됐다. 연세대 논술은 논제 2개와 제시문 4개로 구성됐다.
연대 논술의 특징이 우선 눈에 띈다. 일단 간략하다. 4개에 불과한 제시문은 제시문당 짧게는 다섯 줄, 길게는 9줄에 불과하다.
다른 대학들이 논제를 통해 순차적으로 사고의 영역을 확장시키는 통에 논제마다 요구하는 각 분량과 해당하는 점수가 다른 점과 달리, 연대 논술은 논제 2개의 분량과 점수할당이 동일한 특징이다. 논제 각 1000자 안팎의 분량을 요구, 배점은 각 50점이다.
사회계열 논술임에도 도표를 제시하거나 수식계산이 필요 없다는 점 역시 눈길을 끈다. 사회계열 논술의 경우 도표 등을 활용, 수과학적 능력까지 감안하고 있는 트렌드와 달리, 연대 사회계열 논술은 도표 해석이나 간단한 수리적 계산 없이, 주제를 사회과학적으로 둔 인문논술과 동일한 틀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논제 2개를 관통하는 주제는 ‘개인과 사회의 관계’다. 논제1은 ‘개인과 사회는 서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개인이 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가 높은 것으로부터 낮은 것으로 네 제시문들의 순서를 정한 뒤, 그 근거를 제시’를, 논제2는 ‘현대 사회에서는 구성원 상호간의 상충된 요구와 주장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와 같은 갈등 상황에 대해 네 제시문들에 내포된 해법이 각각 어떤 것인지 서술’을 요구했다.
제시문은 총 4개다. 제시문(가)는 J.롤즈의 <정의론> 중 ‘고전적 공리주의’ 부분을, 제시문(나)는 메킨타이어의 <덕의 상실>, 제시문(다)는 라인홀드 니버의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 제시문(라)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을 출전으로 했다. 제시문 모두 사회집단 혹은 공동체와 개인의 관계에서 상호영향을 미치는 양상을 기술하는 한편, 개인과 사회의 도덕적 판단의 근거 및 판단의 도덕적 결과를 다루고 있다. 네 개의 제시문이 모두 <윤리와 사상> <생활과 윤리> 등 교과서 출전인 점이 눈길을 끈다. 논술공부라는 것은 결국 평소 사회교과서를 토대로 생각을 확장하고 관련된 내용을 연결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는 학습이 필요한 셈이라는 게 어렵기로 유명한 연세대 논술에서도 확인된 셈이다.
논제를 읽고 난 후 제시문을 읽는 게 순서다. 논제1은 ‘개인이 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가 높은 것으로부터 낮은 것으로 순서를 정하고 근거를 제시’하길 요구했다. ‘개인이 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를 염두에 두고 제시문을 읽어 내려가야 한다. 제시문(가)는 개인을 ‘공평한 관망자’의 관점을 갖는 이로 표현했다. ‘다른 사람들의 욕구를 자신의 욕구인 것처럼 경험하고 동일화할 수 있는 완전히 합리적인 개인’으로서 개인의 관점에 의해 선택된 결과들이 사회에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적으로 개인 위주의 사회적 인간을 말하고 있다.
제시문(나)는 (가)의 개인과 전혀 다른 관점이다. 사회적 관계에 의한 개인을 얘기하고 있다. ‘누군가의 아들이거나 사촌이거나 삼촌… 이 도시나 저 도시의 시민이며, 이 단체나 저 단체의 회원… 이 친족, 저 부족, 이 나라에 속한다…’ 식으로 개인은 사회의 일원으로서 출발한다는 시각을 갖고 있다.
제시문(다)는 ‘도덕적 개인’을 말하고 있다. 이번 필독서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에서 발췌한 내용으로, 자신의 이익보다 다른 사람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도덕적 개인을 이상적으로 보고 있다. 개인의 솔직한 이기심보다 더한 이기심, 즉 개인의 이기심이 모여 억제가 불가능할 정도의 집단적 이기심을 나타내는 사회집단을 비도덕적인 것으로, 개인을 도덕적인 것으로 보는 내용이다.
제시문(라)는 시민으로서의 개인을 바라보고 있다. ‘이익에 관해 합의하고 동일한 정책을 채택하며 공동의 의지를 구현하는’ 장인 사회에서 공동선을 위한 각 개인이 뭉친 모임의 일원인, 시민의 관점으로 개인을 바라보고 있다.
다시 논제로 돌아와서, 논제는 ‘개인이 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가 높은 것으로부터’ 순서를 정하고 근거를 제시하라 했다. 연대가 공개한 ‘출제 기본방향 및 해설’에 의하면 연대 출제진은 ‘집단과 개인 사이의 관계에서 개인이 갖는 자율성’을 ‘개인이 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로 풀어 썼다. 결국 개인의 자율성이 가장 강한 제시문부터 순서를 지어야 하는 것이다. 이에 의하면, 바람직한 답안은 (가)-(라)-(다)-(나)의 순이다. 철저히 개인을 위주로 사회로 나아가는 (가)로 시작해, 공동선을 추구하는 시민으로서의 개인을 말하는 (라), 이기심의 강도가 사회보다는 나은 개인인 (다), 사회적 관계에 의해서만 존재하는 개인인 (나)의 순이다.
순서를 맞게 잡았다면 이후는 근거를 논리적으로 제시해야 하는 일이 남았다. 수험생들이 이미 교과서를 통해 눈에 익힌 제시문을 간략하게 제공함으로써, 그리고 논제에서 밝힌 ‘사회 속 개인’의 의미가 비교적 빠르게 간파되는 제시문을 통해 쉽게 느껴질 수 있지만, 각자 근거를 논리적으로 대고 문장을 이어가는 게 그리 쉽지 않은 논술이다.
논제2는 논제1 대비 각자의 공력을 가늠해 볼만한 수준이다. 제시문을 통해 현대사회의 구성원간 갈등 상황에 대한 해법을 내놓을 것을 요구하고 있는 논제2는 일단 논제1의 연장선상에서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 더불어 ‘지문과 연계된 시사이슈에 대한 처방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일정 수준의 추상화 능력을 평가’ ‘제시문에 내포된 내용과 개념들을 일정 수준 추상화하여 파악하는 능력을 평가’하고자 한 출제의도다. 제시문을 분석 요약하는 수준에 좀더 붙인다면 관련한 의견 정도를 간략하게 붙이는 500~600자 수준의 타 대학 논술에 비해, ‘썰’까지 풀어야 하는 어려운 수준이다.
연세대 논술은 상위권 학생들을 변별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해당 논술을 치른 2014학년 일반전형의 경우 833명 모집에 무려 3만3338명이 지원, 40.02대 1의 경쟁률, 2015학년 일반전형의 경우 738명 모집에 2만9248명이 지원, 39.6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을 정도로 치열했던 고사장이었고 특성상 상위권 학생들이 대거 몰리는 게 연대 논술이다. 제시문이 간략하고 교과서에서 본 눈에 익은 지문이라 해서 만만하게 봐서는 곤란하다. 이 정도 논술을 풀기 위해선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고1~2 때 시사이슈에 열린 귀와 눈을 갖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별도로 서너 시간을 할애, 신문을 펼쳐보고 관련 생각을 자신의 언어로 정리해보는 학습이 필요하다. 굳이 논술고사 때문만이 아니더라도 세상과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는 시각을 한층 넓히고 높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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